삼도봉(三道峰·1,177m)은 산 이름처럼 충북, 경북, 전북 세 곳의 도경계가 만나는 지점에 솟았다. 민주지산(岷周之山·1241.7m)에 속한 위성봉으로 여겨지지만 족보를 따져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민주지산이 대간에서 떨어져 나간 지맥에 속한 반면, 삼도봉은 백두대간 주능선에 속해 있다. 또 충청도·경상도·전라도가 만나는 유일한 꼭지점이라 여느 산의 위성봉들과는 격이 다르다. 민주지산 정상과 각호산, 삼도봉 모두 조망이 트여 있어 어디에서 일출을 보더라도 실망할 일은 없다. 하지만 야영하고 다음날 일출을 본다면 삼도봉만 한 곳이
낙남정맥은 논란이 될 만한 정맥이다. 〈산경표>에는 분산에서 끝을 맺는다고 쓰여 있는데 산꾼들은 신어산(동신어산)을 끝으로 잡아 종주했다. 지금까지 산꾼들이 엉뚱한 산을 잘못 탔다는 얘기가 된다. 어찌된 일일까?지금부터 하게 될 이야기는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무작정 걷는 것이 아니라 알고 산을 타자’는 것이다. 앞선 이들이 모두 이 길로 갔다 해서 이 길이 맞는 것은 아니다. 왜 우리 산꾼들이 지금까지 낙남정맥을 잘못 탔는지 이유를 설명하겠다.조선광문회에서 간행한
1979년 여름이었다. 호경필(55·동국산악회)씨는 79학번 동국대산악부 신입생이었다. 국문학과 3학년이던 최성침 대장은 하계등반으로 소백산맥을 일시종주 하겠다고 했다. 백두대간이 알려지기 전이었기에 태백산에서 지리산을 잇는 400여 km의 산줄기가 지금의 대간 종주나 마찬가지였다. 38일간의 여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완주한 사람은 단 세 명이었다. 최성침 대장과 동기였던 윤범섭, 호경필 대원이었다. 이 세 명은 최초로 소백산맥을 38일 만에 일시종주에 성공해 고 손경석 선생이 쓴 에 이름을 올렸다. 호경필씨는 “그땐
“왜 금북정맥이 아닌 호서정맥인가?”에 대한 답을 할 차례다. 는 금북정맥을 경기도 안성 칠장산에서 갈라져 나와 충남 땅을 휘돌아 태안 안흥진에서 맥이 끝나는 산줄기라 했다. 그러나 이 산줄기는 정확한 금강 북쪽의 산줄기가 아니다. 산자분수령의 원리에 따라 산줄기를 구획하면, 금북정맥에서 남쪽으로 발원한 모든 계곡물은 금강에 가 닿아야 한다. 그러나 기존 금북정맥은 청양 백월산을 지나며 금강을 구획하는 산줄기이기를 포기하고 북쪽의 가야산으로 방향을 틀어 태안에서 끝난다. 백월산 이후의 계곡물은 금강에 가 닿지 못하고 서해로
를 따라 산을 탄 이들은 ‘금남정맥’은 알아도 ‘금강정맥’은 모른다. 금강정맥은 에서 새로 이름 붙인 산줄기다. “우리 선조들이 만든 산경표의 원래 산줄기를 왜 바꾸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경표의 산줄기를 충실히 걸은 산꾼일수록 금강정맥의 손을 들게 된다. 지난 6월호 ‘7정맥 특집’에서 설명한 것처럼 정맥은 우리나라의 10대강을 구획하는 산줄기다. 우리나라의 큰 강인 금강은 혼자 생긴 것이 아니고, 수많은 산줄기의 계곡물이 모인 것이다. 금강의 남쪽에서 강의 근원인 계곡의 어머니 역할을 한 산줄기가
“선운산 에코 락 프로젝트는 선운산의 암벽 등반지를 청소하는 행사입니다. 2011년부터 시작해서 올해가 4년 째입니다. 어프로치 등산로와 암벽 등반지 주변을 청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물이 골치였는데, 휠라 아웃도어 고문인 유학재 선배가 썩는 에코비닐을 지원해 주셔서 청소가 한결 수월해졌어요.”광주실내암벽장 이윤재(46) 센터장의 주도로 6월 22일 선운산 도솔제 쉼터에서 ‘에코 락 프로젝트’ 행사가 열린다. 바위꾼들에게 인기 있는 장소로 손꼽히는 이곳의 자연암장과 그 주변을 청소하는 행사다. 행사는 2010년 선운산 가이드북을 제
산경표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라는 대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산은 물을 넘지 못하고 물은 산을 건너지 않는다’는 산자분수령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1990년대의 산꾼들이 했던 방식을 답습할 필요가 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정맥 능선을 형광펜으로 그리며 물길을 지나지 않고 강 하구까지 능선을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이 지도를 들고 직접 발로 걸으면 머리와 몸으로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 한북정맥을 탈 경우, 능선 북쪽으로 발원하는 골짜기는 모두 임진강으로 흘러가고 남쪽 능선에서 발원한 골짜기는 모두 한강으로 흘러간다. 산자분수령을
걷는 기계는 되지 말자. 백두대간을 남들보다 빨리 완주했다고, 장거리 당일산행을 뛰다시피 하여 먼저 내려왔다고 자랑하지 말자. 더 좋은 장비에 집착하기보다, 남들보다 산행경력이 오래되었다고 과시하기보다, 우리 산줄기의 의미를 기억해 공유하자.고산등반가들에게 알피니즘이 종교 같은 것이라면, 토종 산꾼들에게는 가 종교 같은 것이었다. 1990년대 대간과 정맥을 종주한 산꾼들은 ‘일제에 의해 잊혀진 산경표를 내 발로 걷겠다’는 강력한 신념이 있었다. 그들이 개척산행을 하던 때에 비해 지금은 ‘고속도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산길
제주도에 새 걷기길이 생겼다. 이름 하여 ‘지질트레일’, 세계적으로 희귀한 제주의 화산 지질을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든 걷기길이다. 80만 년 전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 최고의 해안 경관지를 둘러보는 코스인 것이다.서귀포시 안덕면을 도는 2개의 코스이며, 용머리해안을 기점으로 서쪽으로 도는 A코스(14.5km)와 동쪽으로 도는 B코스(14.4km)다. 코스를 개발한 제주관광공사는 지난 4월 5일 ‘지질트레일 개통식’을 열었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용머리해안 주차장에서 열린 행사에는 우근민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유네스코 한국위원
해남의 바위 명산 두륜산(703m)은 야생화도 볼거리다. 평생 야생화 사진을 찍은 문순화 사진작가는 “남도의 꽃 산행지로 두륜산을 빼놓을 수 없다”고 추천한다. 5월의 두륜산에는 산사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참꽃마리와 계곡 주변에서 피는 벌깨덩굴을 만날 수 있다.문 작가는 “두륜산은 꽃도 좋지만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왕벚나무숲이 대흥사 일대 계곡에 넓게 퍼져 있다”며 5월에 두륜산을 찾는다면 이때 맺히는 왕벚나무 열매를 구경하길 추천한다. 꽃은 대흥사 입구의 계곡부터 능선까지 두루 피지만, 계곡부터 7부 능선 사이에 가장
“회장이 되어 기쁘기보다는 어깨가 무겁습니다. 등산연합회가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니 더 심각하더군요. 조직을 정비하려면 꽤 고생할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믿고 저를 뽑아 주었으니, 다른 체육 종목보다 등산연합회를 더 멋지게 이끌고 싶습니다. 노력해서 바르고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도록 하겠습니다.”지난 3월 12일 열린 국민생활체육 전국등산연합회 대의원 총회에서 홍주찬(64)씨가 만장일치로 신임회장에 당선되었다. 그러나 전 회장이 불명예스럽게 사임하면서 비상대책위원회가 소집되었고, 이를 통해 홍 회장이
“우리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항상 나무가 등장했습니다. 마을 어귀, 집 마당, 뒷동산에 늘 나무가 있었고 그 아래서 마음껏 뛰어놀던 추억이 있습니다. 휴식의 휴(休)자도 사람이 나무에 기대어 있어야 가능하듯이 우리 삶에서 나무는 산소처럼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환경 재앙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나무를 더 심고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신간 을 펴낸 정구영(58)씨는 “사람에게 나무는 생명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그가 쓴 책에는 124종의 나무 이야기를 담았다. 직접 찍은 사진을 곁들여 나무의 특징과 번식 방법,
“회원들과 초심으로 돌아가서 백두대간 종주 같은 기본 산행을 충실히 하고 싶어요. 회원 개개인이 다 회장이란 생각으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즐겁게 산행했으면 해요.” 지난 2월 우명숙(53)씨가 한국여성산악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단일 후보였고 만장일치로 회장으로 뽑혔다. 여성산악회 부회장 역할을 3년간 해왔기에 그동안 쌓인 신망이 당선에 큰 역할을 했다. 그녀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 건 2011년 한국산악회 첫 여성 부회장으로 발탁되었기 때문이다. 69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산악회의 남성 중심적인 흐름을 감안하면 무척 파격적인 일
“저승사자들이 제 침대를 둘러싸고 있었어요. 갓을 쓴 게 아니라 수도승 같은 옷을 입고 있어서 얼굴이 보이진 않았어요. 저더러 가자고 하는데, 내가 왜 가냐고, 나는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못 간다고 했어요. 이때 ‘아빠! 아빠!’ 하며 우리 딸이 깨웠어요. 덕분에 살았어요. 북망산을 다녀왔으니 휴가 받았다는 마음으로 남은 삶을 살고 있어요.”산비둘기산악회 정호일(50)씨는 중증2급 장애임에도 여전히 산행을 한다. ‘2급 중증장애’라고 하면 어느 정도인지 일반인들은 금방 이해되지 않지만, 한쪽 팔과 다리를 쓸 수 없는 심각한 장애를
스마트폰마다 GPS 기능이 있는 첨단 시대에 “고리타분하게 지도 보는 법이 웬 말이냐?”고 물을 수 있겠지만, 지도를 볼 줄 모르면 아무리 비싼 GPS도 산에서 무용지물이다. 등고선 지형도를 보고 산의 입체적인 모습을 떠올릴 수 있어야 안전하고 매끄러운 산행을 할 수 있다. 지도 보는 법을 알고 여기에 독도능력을 요구하는 개척산행이나 초행지 산행 경험이 쌓이게 되면, 지도 읽는 법을 알게 된다.등산지도는 보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아는 데 그치지 않고 곧 나타날 코스가 어떤 지형이고, 얼마나 힘
북인천산악회의 스물여섯 살 동갑내기인 김동현ㆍ정인호씨가 2,000km 국토대장정에 나섰다. 한국폴리텍Ⅱ대학 인천캠퍼스 금형디자인과에 재학 중인 두 사람은 인천을 출발, 원주와 강릉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부산에 간 다음, 땅끝 해남으로 가서 다시 제주도로 건너가 올레길을 완주하고 다시 해남에서 서해안을 따라 인천으로 올라올 계획이다. 루트를 선으로 이으면 직사각형 모양이 되는데, 일반적인 대학생들의 국토대장정에 비해 몇 배에 달하는 장거리 일정으로, 12월 16일 출발해 2월 14일까지 걷는 61일간의 대장정이다. 12월 22일 현재
덕유산 향적봉(1,614m)은 등산 초보자부터 베테랑까지 두루 권할 만한 눈꽃 일출 산행지다. 곤돌라로 올라 향적봉대피소에서 1박 후 손쉽게 일출을 볼 수 있고, 주능선을 종주하는 긴 산행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주봉인 향적봉은 겨울이면 순백의 세계로 변한다. 지리산과 설악산에 이은 남한 내륙 3위 고봉답게 향적봉은 하나의 눈꽃이 된다. 향적봉에서 남쪽 남덕유(1,507.4m)에 이르는 15km 거리의 주능선은 눈부실 만큼 반짝이는 설릉을 이룬다.덕유산 눈꽃은 그 어느 산보다 화려하고 아름답다. 스키장이 생길 정도로 적설량이 많다
북한산 송추마을과 지리산 심원마을의 본격 이주를 추진한다. 송추마을과 심원마을은 그간 국립공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음식점 영업으로 배출되는 오염으로 인해 계곡생태계를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단)은 2006년부터 실시한 국립공원 경관을 훼손하는 구조물을 정비하는 경관복원 1단계 사업이 올해 마무리됨에 따라 내년부터 2017년까지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 2단계 사업은 경관저해시설 100개소를 정비하고 공원진입부 70개소에 대한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북한산 송추마을 53가구는
배낭 미니멀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텐트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따지면 배낭이 한 수 위다. 춥지만 않다면 침낭만으로도 산에서 잘 수 있지만 배낭이 없으면 많은 장비를 효율적으로 메고 오를 수 없다. 미니멀캠핑도 산행에 기반을 두고 있기에 많은 짐을 담을 수 있는 대형배낭이 중요하다. 날씨가 추워질수록 큰 침낭이 필요하고 두꺼운 옷이 필요하듯 이를 담을 배낭도 커야 한다. 최소 65리터 이상은 돼야 하며 100리터에 육박하는 배낭을 메는 이들도 많다. 다만 배낭이 커질수록 가격도 비싸므로 경험자들을 따라 다니며
가수 김재희(42)가 부활했다. 그는 1993년 부활의 보컬로 ‘사랑할수록’을 불러 TV 가요프로그램 1위에 오르고 홀연히 사라졌었다. 그는 한국 가요계에 특별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의 친형 김재기가 ‘사랑할수록’을 불러 가요프로그램 1위를 했고, 불의의 사고로 형이 죽은 뒤 동생 김재희가 같은 노래를 불러 1위에 오른 것이다.사실 그는 사라진 적이 없었다. 대중의 눈에 드러나지 않았을 뿐 나름의 활동을 해왔지만 미디어의 중심에 서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랬던 그가 20여 년 만에 KBS2 TV 연예오락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